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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어머니 편지나의 이야기 2020. 6. 8. 00:10
북에서 온 어머니 편지
김규동
꿈에 네가 왔더라.
스물세 살 때 나그네 되어 네가 왔더라
살아생전에 만나라도 보았으면
허구한 날 근심만 하던 네가 왔더라.
너는 울기만 하더라.
내 무릎에 머리를 묻고
한마디 말도 없이
어린애처럼 그저 울기만 하더라.
목놓아 울기만 하더라.
네가 어쩌면 그처럼 여위였느냐
멀고먼 날들을 죽지 않고 살아서
네가 날 찾아 정말 왔더라.
다신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겠노라고
눈물어린 두 눈이 그렇게 말하더라 말하더라.
※ 김규동 1925년 함경북도 종성군에서 출생. 2011년 서울에서 타계. 연변의과대학 수료. 1948년<예술조선>지에 <강>이 입선되어 등단.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조선일보 신춘문예도 입선. 한국일보 문화부장. 자유실천문인협회 고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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