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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까치밥처럼 김길순
인생을 감나무로 비유해서 생각할 때가 있다. 감나무의 사계는
바로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새로운 해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봄이면 감꽃이 무수히 떨어지듯이 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져간 생명들이 얼마든지 있다.
여름이면 풋풋한 감이 자라듯이 젊음이 부풀게 된다.
그러나 재기 발랄한 장점에 비하여 떪은 단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계절이다.
가을이면 불긋불긋 단맛 스미듯이 인생도 익어가게 된다.
그러나 완연한 단맛은 아니다. 말랑말랑한 홍시의 그 더할데 없는
단맛은 서리를 맞은 후에라야 맛 볼수 있게 된다.
힘든 삶을 살면서 아픔을 견디어 내야 인생이 곱게 익어간다.
서리 맞는 아픔을 겪어 보지 않고는 완연한 홍시가 될수 없다.
홍시는 새 소식을 가지고 오는 까치에게 쭈그렁 바가지로 쪼아
먹히우게 되는 까치밥이 된다.
까치에게 순애하는 홍시까치밥처럼 육신은 쭈그렁바가지로
쪼아먹힐지라도 이듬해 새봄 속잎이 필때 새 순으로 쏘옥 나올
새싹을 궁리하게 된다.
우리의 삶도 떪은 기는 다 빠지고 오로지
단맛만이 우러나 남는 까치밥처럼 그렇게 맛있는 맛스러움으로
침묵의 언어를 끄적이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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