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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살아요 / 김길순
어느 70대 할매의 동창회
깜박했던 동창회가 오늘이라
급히 나가서
횡단보도에 서있는데,
한 학생이 다가와 친절하게 말했다.
. “할머니
제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할머니는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려고 했다.
학생은 깜짝 놀라며
할머니를 말렸다.
. “할머니
아직 아닌데요.
아직 빨간 불이거든요.”
그러자
할머니는
“아니야, 동창회 늦어,
지금 건너야해.”
그러면서
막무가내로 건너가려고 했다.
“할머니,
빨간불일 때
건너면 위험해요!”
그렇게 말하며 학생은
할머니가 건너지 못하게 잡았다.
그러자 할머니는
학생의 뒤통수를 냅다 치며
말했다.
. “이눔아, 파란불일 때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건널 수 있어.”
빨간불일 때
막무가내
급히 건너가던 할머니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 신호를 기다리던 반대편
청년이
얼른 할머니를 부축해 일으키면서,
"할머니,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어요."
. 그러자
할머니는
청년을 한참 꼬나보면서,
“야, 이눔아! 지금 뭐
다치고, 큰일이고 문제냐?
쪽 팔려 죽겠는데......”
늦게 참석한 할머니가
동창들 앞에서,
“얘들아, 모였으니
우리학교 교가나 한 번 불러 볼까?”
. 할머니의 제안에 모두 놀라
할머니를 주시했다.
“아니,
여태까지
교가를 안 잊었단 말이야?
우린 모두 잊어먹고
아는 사람이 없는데......”
. “한 번 불러봐, 난 까먹었어.”
“그럼 네가 한번 불러봐.”
라고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권했다.
. 그러자
의기양양해진 할머니가 일어나
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그러자
할머니들이
오랜만에 들으니 좋다며
하나같이 박수를 쳤다.
“얘는
학교에 다닐 때 공부도
잘하더니
기억력도 놀랍네.”
칭찬을 받고
의기양양하게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동창회에 있었던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말 했다.
. “내가 혼자 독창을 했다고.”
이 말에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며,
“아니, 아직 교가를
안 잊었단 말이야.
어찌 불렀는지 다시 한번 해봐요.”
그 말에 할머니는 벌떡 일어나
다시 아까 모임과 같이
신이 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한 참 듣고 있던 할아버지가 말했다.
“아 이상하다.
어쩌면 우리학교
교가랑 비슷하네.”♣ 글쓴이,고운이 -카페 시인회의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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