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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고 살아요
    나의 이야기 2020. 10. 24. 00:05

     

     

    웃고 살아요 / 김길순

     

    어느 70대 할매의 동창회

    깜박했던 동창회가 오늘이라
    급히 나가서
    횡단보도에 서있는데,
    한 학생이 다가와 친절하게 말했다.

    . “할머니
    제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할머니는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려고 했다.

    학생은 깜짝 놀라며
    할머니를 말렸다.

    . “할머니
    아직 아닌데요.
    아직 빨간 불이거든요.”

    그러자
    할머니는
    “아니야, 동창회 늦어,
    지금 건너야해.”
    그러면서
    막무가내로 건너가려고 했다.

    “할머니,
    빨간불일 때
    건너면 위험해요!”
    그렇게 말하며 학생은
    할머니가 건너지 못하게 잡았다.

    그러자 할머니는
    학생의 뒤통수를 냅다 치며
    말했다.

    . “이눔아, 파란불일 때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건널 수 있어.”

    빨간불일 때
    막무가내
    급히 건너가던 할머니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 신호를 기다리던 반대편
    청년이
    얼른 할머니를 부축해 일으키면서,

    "할머니,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어요."

    . 그러자
    할머니는
    청년을 한참 꼬나보면서,

    “야, 이눔아! 지금 뭐
    다치고, 큰일이고 문제냐?
    쪽 팔려 죽겠는데......”

    늦게 참석한 할머니가
    동창들 앞에서,
    “얘들아, 모였으니
    우리학교 교가나 한 번 불러 볼까?”

    . 할머니의 제안에 모두 놀라
    할머니를 주시했다.

    “아니,
    여태까지
    교가를 안 잊었단 말이야?
    우린 모두 잊어먹고
    아는 사람이 없는데......”

    . “한 번 불러봐, 난 까먹었어.”
    “그럼 네가 한번 불러봐.”
    라고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권했다.

    . 그러자
    의기양양해진 할머니가 일어나
    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그러자
    할머니들이
    오랜만에 들으니 좋다며
    하나같이 박수를 쳤다.

    “얘는
    학교에 다닐 때 공부도
    잘하더니
    기억력도 놀랍네.”

    칭찬을 받고
    의기양양하게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동창회에 있었던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말 했다.

    . “내가 혼자 독창을 했다고.”
    이 말에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며,
    “아니, 아직 교가를
    안 잊었단 말이야.
    어찌 불렀는지 다시 한번 해봐요.”

    그 말에 할머니는 벌떡 일어나
    다시 아까 모임과 같이
    신이 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한 참 듣고 있던 할아버지가 말했다.
    “아 이상하다.
    어쩌면 우리학교
    교가랑 비슷하네.”

     

    ♣ 글쓴이,고운이 -카페 시인회의 에서 발췌-

     

     

    유경순 화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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