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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경주 황남댁 -김길순나의시 2020. 12. 15. 00:43
● 한국문인협회에서 발간한 한국 문학인 겨울호에 실린 저의 작품을 올립니다.
경주 황남댁
김길순
열아홉살에 선도 안 보고
가정 내력만 본 채
경주 이씨 집안으로 시집간 황남댁
친정에서 천자문을 익히다가
부모님이 마련해 준 영국산 재봉틀을 가지고
시집을 갔었다고 하데.
6·25 전쟁에 불더미가 된 경주 양자동 골
까맣게 그을린 재봉틀이지만 계속 돌아가
5남매 옷과 시댁 어른 한복을
지어 드렸다고 하데.
황남댁 새댁이
청춘 시절은 그렇게 다 지나가고
코로나19 사회 거리 두기에 면회 없이
다녀간 자녀들 소식만 듣고
아흔 넘어 은백색 머리 한 채
요양원 휠체어에 앉아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본다 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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