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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연 시집
    나의 이야기 2021. 3. 6. 00:05

     

     

     

    김수연 시인의 시집을 받아들고 모성을 드러낸  

    시들이  절절하게 다가오기에 세편의 시를

    뽑아 올립니다. / 김길순

       

     

    물망초

                                             김수연

     

    스민 빗물에 뼈마디 키워나갔으리라

    성장통 아린 이파리 푸릇해지면

    가지가지 날 선 그리움 망울로 남는다.

     

    골진 곁 숨으로 채색된 기억은

    둥근 이파리에 각인되고

    나는 계절의 중심에 서 있다.

     

    줄기를 세운다는 건

    또 다른 나를 찾아 나서는 일

    기억의 저편 그리운 이여

    나를 잊지 말아요

     

    코발트 빛 하늘을 담고 싶은 걸까

    투둑

    물망초 한 송이 꽃망울 터지고

    풀벌레는 밤새 울었다.

     

     

    중독

                                  

    사랑은 불규칙 동사 같은 거

    기약 없이 다가온 천둥 같은거

     

    이별은 한 여름날의 소나기 같은 거

    온몸을 젖고 또 젖게 하는거

     

    1리터의 빗물과 1리터의 눈물 사이

    우리는 사랑마다 이별을 맞이한다.

     

     

    밥심 전심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전생에 웬 죄업 그리 두터워

    남의 입에 들어갈 밥만 내내 짓다

    정작 내 자식 입에 들어갈 밥은

    뜸도 들이지 못한 채 눌어붙고 말았네

    어느새 어미 곁을 떠나

    밥 짓는 업보를 이어받은

    누군가의 입이 되어 살아가는 아이들

    내 자식 입에 들어갈

    사 먹는 음식 쉽게 배 꺼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밥심 전심傳心으로 누군가의

    밥심에 기대어 기도할 뿐이다.

     

     

    ※ 김수연 시인은 화가이자 전천후 작가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쓴다.

    시상이 떠오르면 시를. 특정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싶을 땐 수필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을 땐 소설을 쓴다. 그가 그려낸 어

    린 시절 풍경은 짙은 그늘이 깔려 있어 안쓰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그것들을 리얼하게 재생,

    복원하면서도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살아온

    삶을 진솔하게 노래할 뿐 억지로 꾸미려 하지 않는다. 모성을 드러낸 시들

    은 너무도 절절해 가슴을 젖게 한다. 그는 늘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있

    는 슬프고, 외롭고, 소외당한 사람들에 눈길을 두고 있다.

                                                                                                 -오봉옥 교수 해설에서-

     

     김수연 저자

     1965년 전남 목포 출생

     서울 디지털대학교 문창과 졸업

    -현대문예 시단

    -지필문학 수필 공모전 신인상

    -한국인콘테스트 소설 <연어>은상

    -재3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민화 부문 특선(연화도)

    -대한민국 체색화 대전 공모 특선 등-

    -전남 문인협회 회원. 목포 문인협회 회원

     

     

     

    가족 (김수연 화가 그림)
    등꽃은 피는데 (김수연 화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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