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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걱정(기형도)
    나의 이야기 2021. 3. 10. 00:05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시인 기형도 씨는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출생하여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84년에 중앙일보사에 입사.

       문화부, 편집부 등에서 근무했다. 85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안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한 그는 이후 독창적이면서

       강한개성의 시들을 발표했으나 89년 3월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 유년/소년 시절의 그의 상처가 가난이라면, 청년 시절의-청년시절을

        다 끝내지도 못하고, 세상을 "건너가"버린 짧은 그의 한 생이 안타깝게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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