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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곡
    전체보기 2010. 10. 4. 06:00

     

    사모곡                                               김길순

     

    어머니!

    정든 산천과 어머니를 두고 시집올라 카이 참말로 발이 안 떨어졌습니더.

    앞엘 보면 정든 시냇가 빨래터가 있고 뒤를 돌아보면 정든 산이였지예,

    봄부터 까실한 가을까지 채전밭에서 푸성귀 가꿔 육남매 배 불리 먹일려고

    일만 하시던 어머니!

    그래서 어머니 손은 언제나 꺼실꺼실한 채로

    치마폭에 두 손 감싸고 얘기하셨지러!


    서울로 시집와서 어머니 가 보내주신 꼬부랑 글씨 편지에는 딸이 보고져라!

    딸이보고져라! 하셨지러!

    울어머니 보고져라 만리장성 편지 엮어 올렸지러!

    이 지구가 돌기를 멈출 때꺼정 어머니 무병장수를 빌었지러!

    축수 축수 빌었지러!


    우리 육남매 모일때면 마냥 싱글벙글 웃으시고, 신명나게 춤도 추시면서,

    좋아라고 하시던 어머니가  어느 때는 와 어째서 그렇게 서럽게 우셨는교!

    6.25사변때 큰아들 행방불명되고 한이 남아 우셨는교!.

    그 아픔이 그렇게 컷었는지 세월지나 알았습니더. 


    예? 머라꼬예? 지가 딸을 낳아서 길러 갖고시나 시집을 보내면

    알게 된다꼬예? 

     

    농삿일 잠시 접고 가끔 막내 딸내집 오셨던 어머니! 

    내  또 오꼬마!

    내  또 오꼬마!

    손을 바르르 떠시면서 속으로 우시던 어머니!

    영가신지 석삼년이 다 되어 가네요.

    어머니! 정말로 보고십습니더.

    어머니는 참말로 위대하셨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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