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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김길순
어머니!
정든 산천과 어머니를 두고 시집올라 카이 참말로 발이 안 떨어졌습니더.
앞엘 보면 정든 시냇가 빨래터가 있고 뒤를 돌아보면 정든 산이였지예,
봄부터 까실한 가을까지 채전밭에서 푸성귀 가꿔 육남매 배 불리 먹일려고
일만 하시던 어머니!
그래서 어머니 손은 언제나 꺼실꺼실한 채로
치마폭에 두 손 감싸고 얘기하셨지러!
서울로 시집와서 어머니 가 보내주신 꼬부랑 글씨 편지에는 딸이 보고져라!
딸이보고져라! 하셨지러!
울어머니 보고져라 만리장성 편지 엮어 올렸지러!
이 지구가 돌기를 멈출 때꺼정 어머니 무병장수를 빌었지러!
축수 축수 빌었지러!
우리 육남매 모일때면 마냥 싱글벙글 웃으시고, 신명나게 춤도 추시면서,
좋아라고 하시던 어머니가 어느 때는 와 어째서 그렇게 서럽게 우셨는교!
6.25사변때 큰아들 행방불명되고 한이 남아 우셨는교!.
그 아픔이 그렇게 컷었는지 세월지나 알았습니더.
예? 머라꼬예? 지가 딸을 낳아서 길러 갖고시나 시집을 보내면
알게 된다꼬예?
농삿일 잠시 접고 가끔 막내 딸내집 오셨던 어머니!
내 또 오꼬마!
내 또 오꼬마!
손을 바르르 떠시면서 속으로 우시던 어머니!
영가신지 석삼년이 다 되어 가네요.
어머니! 정말로 보고십습니더.
어머니는 참말로 위대하셨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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