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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이
김길순
봄비가 내리더니 몇 송이 남은
목련 꽃송이가 다 떨어졌네.
떨어진 꽃잎은 마치 어린애의
발자국 모양 같은 생각이 드네
열흘만 더 버텨주지!
허무하고도 허망하게 한 송이도
남김없이 다 져 버렸음을 본 후
윤선도의 <오우가>를 떠 올려 보았네.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그 순행을 노래한 시구가 떠 오르는
봄비 내린 다음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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