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수업
고영조
그들이 갠지스에서 장작더미 밖으로 튀어나온 맨발을 보고 있을 때 나는 유적공원에서 고인돌 아래 안치 된 석관을 보고 있다 그들이 삶이 어떻게 재가 되는지 보고 있을 때 나는 죽음이 지나간 텅 빈 흔적을 보고 있다 그들이 강가에서 불타는 현상을 보고 있을 때 나는 청동기 시대의 불 꺼진 상징을 보고 있다 오열하던 슬픔조차 없이 우리는 팔짱을 끼고 죽음을 구경하고 있다 죽음을 구경하다니 나는 나의 죽음을 볼 수 없지만 나는 너의 죽음을 볼 수 있다 오늘 그걸 깨닫는다 인생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너와 나의 한순간, 멀리서 잠시 마주 보고 있다
시집 『길모퉁이 카페』 2021 불휘미디어
고영조 시인
1946년 경남 창원 출생
1972년 「어떤 냄새의 서설」을 현대시학에 발표함으로써 시작 활동
1986년 「강에서」 「이주 일기」 「그해 봄날」 「떠도는 섬」등 13편으로 제1회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
시집 『귀현리』 『없어졌다』 『감자를 굽고 싶다』 『고요한 숲』 『언덕 저쪽에 집이 있다』 등 8권의 시집이 있다. 시를 작곡한 가곡집 『감자를 굽고 싶다』 가 음반으로 출반
성산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창원 오페라단장, 경남 오페라 단장 역임
1996년 제6회 편운문학상 수상,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을 역임하였다.
-작성 김길순-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 마종기 (0) 2021.06.25 (시) 쓰봉 속 십만원 (0) 2021.06.24 (시) 글자 - 홍철기 (0) 2021.06.23 (시)기형도 - 엄마 걱정 (0) 2021.06.18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모자란 듯(도덕경 제45장) (0) 202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