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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의 - 나의 생활설계도나의 이야기 2021. 7. 19. 19:03
박두진의 나의 생활설계도 (수필)
시인과 농부는 겸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 뛰어나게 山· 水가 고운 곳이 아니어도 좋다.
수목이나 무성하여 봄 가을 여름 겨울로 계절의 바뀜이 선명하게 감수되는 양지바르고
조용한 산기슭이면 족하다.
이러한 곳에 나는 내가 내 손으로 설계한 한 일여덟 간쯤의 간소한 집을 짓고 내 힘으로
지을만한 얼마쯤의 田地를 마련해서 시업과 농사를 겸한 생활을 해보고 싶다.
취미나 운치나 은둔의 일시적인 허영으로가 아니고 좀 더 투철하게 이것이 내 천업이요,
천직이니라 안심하고 조금만치의 억지나 부자유 부자연이 없이 훨씬 편하고 건실하고
즐거운 심정과 청신 발랄한 탄력있는 의욕으로서의 詩·농일원살이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내가 다루는 논밭의 거리는 주택에서 물론 가차와야 한다. 아침 저녁으로 잔손이 많이
가야하는 밭. 농지의 거리는 논보다도 더 가까이 바로 주택 안팎이면 더욱 좋다. 면적은
논이 댓마지기 밭이 한 7백평쯤- 주택의 정원은 별다른 인공적인 설계 조작을 필요로
한 5백평쯤은 안아 들여야 한다. 높은 곳 山에서 내려오는 골짝물을 그대로 졸졸대며
뜰 안에 흐르게 하고 음료로 쓰는 물도 그대로 생생하게 돌틈에서 쪼개 낸다. -생략 -
*
우리는 이 한편의 수필이 지니는 내용을 알게 됨으로써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그 '무엇'이 바로내용으로서 주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내용
안에 용해되어 있는 핵심이 바로 주제가 되는 것이다.
어쨌던 먼 인류들의 첫 고향은 수림이요 들이다. 풀벌레가 많은 저 넓고 푸른 시골들! 조용한
조용하게 살아보고 싶기에 현대문명에 찌들리고 시끄러운 도심을피해 살아 보고 싶은 열망에
이수필을 읽으면 산기슭에 흙냄새에만 파묻혀 살고 싶어도 진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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