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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시인 출생1921년 11월 27일, 서울사망1968년 6월 16일 (향년 46세)
학력 연희전문학교 중퇴 데뷔1945년 시 '묘정의 노래'경력평화신문사 문화부
차장수상2001. 금관문화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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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대표 시론에서
1연에서 풀은 바람 때문에 눕고 운다. 물론 날이 흐려서 더 울고 다시 눕지만
풀은 날씨 때문에 울고 눕는게 아니라 동풍, 그것도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눕고 울고, 다시 울고 다시 눕는다. 그런 점에서 날씨가 아니라 바람이
중요하고, 이 바람이 대립을 지배한다.-생략-(이승훈 모더니즘 비판적 수용 291)
* 이승훈1942-11월 8일 - 2018년 1월16
춘천에서 출생.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문학박사 전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재직.
저서로는 <사물 A><당신의 방><나는 사랑 한다> <너라는 햇빛><인생>등이 있고
<한국모더니즘시사><탈근대 주체이론-과정으로서의 나>등이 있다.
-김길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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