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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에 대하여
    나의 이야기 2022. 6. 21. 00:03

     

     

    바람에 대하여

                                                                                                       

                                                                                                김길순

     

    바람은 나그네와 같다. 그런데 그냥 생각 없는 나그네가 아니다. 코스모스를 스칠 때는

    싱숭생숭 사춘思春의 바람이다가 빨랫줄의 비단 천을 스쳐갈 때는 제법 성숙한 체하기도 한다.

     

    바람, 그것은 간절한 기다림이면서도 때로는 알수 없는 불규칙 동사가 된다.

    낭만적인 노스탤지어 손수건의 바람도 있지만, 백팔번뇌 눈물의 씨앗 같은 바람도 있기 때문이다.

     

    바람은 떠남이다. 우리는 한평생 바람을 안고 산다. 바람은 어제도 오늘도 불고 있다.

    바람은 항상 내일로 향하여 불고 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견고한 확신이며 지구에 가득

    하지만 대면해 본적 없는 묘한 모습이다. 하지만 바람은 우리들 마음속에 내재한 아픔들을 

    휘몰아 내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바람을 안고 산다.

     

    유치환 시인의 <바람에게> 시 한 편을 올린다.

     

      바람에게  

                                     유치환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 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은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 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 오리 풀잎마다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 <청마 시집>(1954)-

     

    * 바람은 이처럼 처절한 안타까움이며 피할 수 없는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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