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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여름의 풍경나의 이야기 2022. 7. 27. 03:10
내 고향 여름의 풍경
구명숙 시인 , 숙명여대 명예 교수의 글을 읽고
마을 앞 실 비단 드리운 냇물은 가뭄에도 물이 너울너울 흘러가고 있었다. 그 물줄기는 오늘도 멈춤 없이 내 몸에서 강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한낮 텃밭에는 폭발할 듯 익어가는 풋고추며 자줏빛 가지가 주렁주렁 줄지어 있고, 울타리 휘감은 애호박도 감자를 쪄서 한 어머니는 쟁반씩 담아주셨다.
강낭콩을 넣어 쪄낸 어머니의 노란찐빵과 찰옥수수, 구수한 된장 보리밥과 열무김치, 가슴속까지 시원한 샘물, 애호박 넣고 끓이신 손칼국수의 맛도 가락처럼 어머니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그리운 사연이 아닐까 한다.
장마가 걷힌 고향 여름은 또다시 뜨거워진다. 서울에서 대학생들이 농촌봉사를 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높고 푸르고 모두가 멋져 보였다. 낮에는 쨍쨍 내리찌는 햇볕 속에서 김매기 등 농사일을 거들고 밤이면 동네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수수께끼도 풀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내 고향 여름 풍경 글을 쓰면서 지금은 줄곧 도시로 나와 사는 나에게 그 시절 고향의 여름 풍경들은 언제나 변함없이 뜨거운 생명력과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문학 사계) 발행 "내 고향 여름의 추억" 에서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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