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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가
김길순
연일 굵은 비 쏟아지는 장마에
하필이면 새로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지난 가을에 담근 김장김치며 새콤한 깍두기, 그리고 오이소박이
여름에 즐겨 먹는 열무김치 모두가 김치 냉장고에 있건만
오늘따라 갓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장마도 이어지고 재래시장 가판대에 놓인
몇 포기의 배추 시세는 포기당 만 삼천 원이었다.
갈빗국 한 그릇에 만 오천 원인데,
배추 한 포기 담그면 며칠은 먹지안는가.
붉은 고추 푸른 고추 생강 양념 갈고
젓국에 마른 고춧가루 걸쭉하게 풀어
한 포기 배추김치가 완성되어갓 지은 밥에 배추김치 가닥채 얹어
게눈 감추듯 하고 보니 밥도둑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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