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 자화상
    나의 이야기 2022. 9. 8. 00:03

     

     

    ​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며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에게는 두 자아가 존재한다. 용정의 맑은 물을 마시던 그 순간하고
    행복한 본래의 자아와 일제의 침탈로 인해서 조국도 고향도 빼앗긴 채 외지로 떠돌아야 하는 비 본래의 자아다.
    그가 미워하는 사나이는 일제의 식민지 백성으로 찌그러진 자아를 의미한다면,
    돌아가다 생각하니 또 그리워지는 사나이는 본래의 자아를 의미한다.
    이러한 양면성의 진솔한 갈등을 통해서 자기 고백과 자기성숙을 보인다.
    -작성 김길순-


    홍덕기 사진작가 풍경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햇살 받으며  (66) 2022.09.13
    (시) 한가위 명절(추석)  (175) 2022.09.09
    (시) 가을 편지2 외 한편  (46) 2022.09.07
    강마을(김규련)  (67) 2022.09.06
    추석이 임박해 오네요.  (85) 2022.09.0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