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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일서정 (김광균)
    나의 이야기 2022. 11. 29. 00:01

     

     

    추일서정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가을 풍경을 세련된 도시적 감각으로 형상화하여 이미지즘의 중요한

    특성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 동시에 이미지즘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의 극복을 의식적으로 추구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한민족 대백과 사전에서-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으로 시작되는 김광균의

    시(詩)는 1940년에 쓰였습니다. 시인은 2차대전의 참화를 비판하기 위해 이 시를

    썼습니다. 쇼팽의 음악을 고르다 떠오른 이 시를 머릿속에 그리며 나는 지금 포화로

    이지러지고 있는 약소국 우크라이나와 그 우크라이나의 난민을 받아들여 도와주고

    있는 폴란드의 지나간 역사를 생각합니다. 또한 39살의 짧은 삶을 고국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쇼팽과 그가 그렇게도 사랑했던 조국 폴란드의 약소국으로서의 비애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옮겨온 글-

     

     

     

    변종회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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