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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물의 연주법
    나의 이야기 2022. 12. 8. 00:01

     

     

     

    물의 연주법

                                                   이윤소

     

    물의 연주는 다양하다

    낙수는 스타카토로 물방울을 끊어내다가

    폭포에 이르러서는 포르티시모로 웅장해진다

    퍼붓는 소나기는 크레센도로 치닫고

    이를 받아내는 파도는 스트린겐도로 긴박해진다

    지구의 어디서든 물이 있다면

    음악은 수시로 재현된다

     

    그렇다고 물은 이미 넘겨진 악장을 향해

    다시 돌아가지는 않는다 오로지

    물결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걸림돌이 있어도 에돌아갈 뿐,

    그러니 흐르는 물이 잘리는 일이란 없다

    언제나 하나의 음악 안에서

    음표들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사람은 이 물의 음악에 매료되어

    분수대를 고안했고

    역류의 힘으로 치닫는 정점에

    하얀 옥타브를 출력해 감탄하곤 한다

    아쉽게도 이 음악은 인공적인 것이어서

    전기 코드를 빼면 쉼표로 돌아가 고요해진다

    자연을 비슷하게 베낄 수는 있어도

    온전히 작곡할 수는 없는 법

     

    사람에게도 물이 흐르듯 따라야 할 순리가 있다

    시간의 지류를 거쳐 길을 내야 한다

    신이 작곡한 각자의 오선지 따라

    한 생生이 연주되고 있는 것이다

     

    시집 『고요한 물음표』 2022. 현대시학

     

             ********************

     

    이윤소 시인 (본명 이춘실)

    평안남도 진남포 출생
    서라벌예대 (현,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중퇴
    2015년 <시와정신>으로 등단
    2021년 시집 『귀를 두고 내렸다』 『고요한 물음표』 
    - 작성 김길순-

     

     

     

    다음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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