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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오징어 구이
    나의 이야기 2022. 12. 9. 00:01

     

     

    오징어 구이 전유정 시인 詩를 보고   

                                                                                  -작성 김길순-

     

    미국의 시인 H.W. 롱펠로는 추녀 끝에 걸어 놓은 풍경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바람이 불어 비로소 그윽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인생도 평온

    무사만 한다면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곤란한 일이 있음으

    로 해서 즐거움도 알게 된다는 지론이다. 그는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있고,

    희로애락이 오고 가고 뒤엉키어 심금에 닿아서 그윽한 인생의 교향악이 연주되는 것이다"

    라고 피력하였다. 전유정 시집 <꿈꾸는 베란다>에 수록된 오징어 구이 전문을 소개한다.

     

     

     

     

     

      오징어 구이  

                                     전유정

     

    내 몸은 오징어 구이인가.

     

    통증 만날 때마다

    불에 덴 듯

    이리 비틀리고 저리 비틀리면서

    기우뚱거리며 오그라든다.

     

    바닷속 같은 곳에 살기에

    늘 바다 위를 동경하더니,

    저 잡으러 온 줄도 모르고

     

    유혹하는 집어등을 향해

    불나방처럼 날아들어

    구이 신세된 처지가 같은 신세네.

     

    노릇노릇 구워져

    고향 사투리 같은 바다 짠 내 마저 사라지면

    하루 종일 뛰어다니던

    햇빛에 그을린 촌아이는

    캡슐에 등 하얀 약처럼 창백해졌다.

     

    내 다리가 열개로 보이는 건

    오징어 구이와 마신 생맥주 탓인지,

    전생에 내가 오징어였는지···

     

    고단한 일상에 구워져

    오그라든 나의 자화상인지···

     

    * 전유정 시인의 이 시는 견디기 힘든 아픔을 나타내고 있다. 마치 오징어가

       구워지듯이 그렇게 온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감내하는 치열성이 여실히 표

       현되어 있다고  황송문 평론 문학 서평에서 말했다.

     

     

     

    다음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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