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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낭의 지도 <박미산 시집>
    나의 이야기 2010. 11. 4. 21:50

     

     

     

     

     

     

     

     

      

                                                                                     서정시학 시인선 028 값 8.500원    

     

      루낭의 지도2                박미산

     

      나는 환상의 도시 누란이라네 로프노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시라네 로프노르,

    나는 어쩔 수 없는 유랑인, 아름다운 생을 지나 다른 생을 건너가게 되었네 떠도는 유랑인이

    되어 타클라마칸을 건너기로 했네 로프노르

     

     그대에게 긴긴 편지를 쓰며 5천리 머나먼 길을 달렸네 로프노르, 천육백 년 동안 태양이

    지지 않았네 로프노르, 때론 검은 모래폭풍 카부라가 나와 타클라마칸,

    로프노르를 삼켰다가 뱉어내기도 했네

     

      고향이 그리워 흔들리던 눈물은 건조한 바람 너머로 말라갔네 나의 편지를 기다리던 

    그대 로프노르, 천길 만길 물결을 가진 그대도 나의 편지를 읽으며 말라갔네

     

      푸른 종소리가 들려오는 그리운 나의 성, 슬픔이 넘치네, 몸이 젖어드네 눈물은 사라진  게

    아니라네 로프노르, 타림강이 흘러드는 호수처럼 내 몸 어딘가에 흥건하게 고여 있다네 로프노르

     

      긴긴 여행 끝에 나의 눈에서 새어나온 눈물이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다시 깊은 호수가 되었네

    로프노르, 나는 언제든지 석양녁 붉은 태양에 매달려 다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방황하는

    호수라네, 로프노르

     

    ◆ 신춘문예 당선시<2008 세계일보>

     

    너와 집         박미산

     

    갈비뼈가 하나씩 부서져 내리네요

    아침마다 바삭해진 창틀을 만져보아요

    지난 계절보다 쇄골 뼈가 툭 불거졌네요

    어느새 처마 끝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나 봐요

    칠만 삼천 일을 기다리고 나서야

    내 몸속에 살갑게 뿌리 내렸지요, 당신은

    문풍지 사이로 흘러나오던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고

    푸른 송진 냄새

    가시기 전에 떠났어요, 당신은

    눅눅한 시간이 마루에 쌓여 있어요

    웃자란 바람이, 안개가, 구름이

    허물어진 담장과 내 몸을 골라 밟네요

    하얀 달이 자라는 언덕에서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을 거에요, 나는

    화티에 불씨를 다시 묻어놓고

    단단하게 잠근 쇠빗장부터 열 겁니다

    나와 누워 자던 솔향기 가득한

    한 시절, 당신

    그립지 않은가요?

     

    ◆  그는 몸 속에서 빠져 나온다. 무언가 남이 찾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해

    서다. 그리하여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훨훨 황홀하게 하늘을 난다. 그러나 어쩌랴,

    그가 찾는 것은 하늘에도 산에도 강에도 없으니, 그는 마침내 몸속으로 되돌아가고, 거기서 그의 시는 비롯된다. 그래서 그의 시는 무언가 꿈을 꾸는 것 같고,

    다시 꿈에서 깨어나는 것 같다.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그의 시의 아름다움은 숨어 있다. -신경림 시인-

     

     시집

    1부에서 4부까지

    총49편의 시를 담고있다.

     

    ※ 2008년도 박미산 시인(교수)의 문학강의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그 때 신춘문예

       작품 "너와 집" 시에 대해서 즐감을 하고 오늘 추천하며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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