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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거울(이상)나의 이야기 2023. 5. 1. 00:01
거울
이상거울 속에는 소리가 없소
저렇게까지 조용한 세상은 참 없을 것이오
거울 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딱한 귀가 두 개나 있소
거울 속의 나는 왼손잡이오
내 악수를 받을 줄 모르는-악수를 모르는 왼손잡이오
거울 때문에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만져보지 못하는 구료 마는
거울 아니었던들 내가 어찌 거울 속의 나를 만나보기만이라도 했겠소
나는 지금 거울을 안 가졌소마는 거울 속에는 늘 거울 속의 내가 있소
잘은 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 골몰할게요
거울 속의 나는 참나와는 반대요마는
또 꽤 닮았소
나는 거울 속의 나를 근심하고 진찰할 수 없으니 퍽 섭섭하오********************
※
거울 속의 나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가
아닌가 하지만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악수도 받을 줄 모르는 자아임을 깨닫고 나서 그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거울 속의 나는 참나와는
반대요마는/ 또 꽤 닮았소'라 하며
두 자아 사이에
상대적 유사점을 발견하고 나서
그 '거'거울 속의 나를 보게 해 주는 매체는 되지만
참된 자아를 탐구하는 데에는 저해 요소임을 깨닫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시는
현상적 자아인 '나'와 자의식에 존재하는 극적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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