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詩) 소목장
    나의 이야기 2023. 7. 24. 00:01

    박달나무

     

       소목장 / 김남곤  

     

      그 사람이 지나가면서 / 손가락만 비비적거려도 / 나무들은 뿌리 깊이 관능을 숨긴다 /
    나는 그 이유를 그의 공방에 들려 / 말매미만한 대팻집 속에 갇혀 / 은밀히 실눈을 뜨고
    있는 / 서릿발 같은 쇳날을 보면서  / 그러고도 남을 만하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 목질이
    질기기로 이름난 / 박달나무나 / 벼락 맞은 대추나무나 / 가죽나무의 / 그가 죽어서 돌아
    올 / 옆구리 어디쯤 붙어 있다가 / 대팻날이 은근슬쩍 스치기만 하면 / 자지러지게 깨어
    났다가 다시 숨쉴 것만 같은 / 음침한 럼을 생각하면서 -<소목장> 김남곤 전문

     

    '소목장' 이라 함은 "나무로 가구나 문방구 따위를 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각 나무의 특성을 환히 알고 , 그 나무의 결에 따라 각종 가구와 문방구 등을 만들어
    내는 일에 특별한 일에 특별한 재주를 지니고 있는 장인정신의 소유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이
    작품에서 화자가 일차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소목장'이 지닌 뛰어난 능력이다. 나무들이
    소목장의 능력에 눌리어 자신들의 관능을 뿌리 깊이  숨긴다 해도, 서릿발 같은 대팻날을 자유
    자재 다루는 소목장의 손가락이 살짝 비비적 거리고 지나가면서 저자러자게 깨어났다가 숨을
    다시 쉴 것만 같다는 것이다.
    이 시는 음양의 관계가 성립되고 있음을 알 수있다. 나무를 다루는
    소목장이 양陽이라면, 재료로서의 대상인 나무들은 음陰이 된다. (생략) 

    - 시 김남곤 - 해설 김광원- (작성 김길순) 2023년 16호 미당 문학 특집에 실린 글입니다.

     

     

     

    다음 이미지 발췌
    삼색 가죽나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내 인생의 대본은 누가 쓸까  (102) 2023.07.26
    (詩) 미당국화차  (96) 2023.07.25
    우리 꼭 하루만 살아요  (100) 2023.07.23
    (詩) 해바라기의 감상  (18) 2023.07.23
    소크라테스에 대하여  (66) 2023.07.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