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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국화차
엄한정
고향에 해 드린 것이 없어
늘 면목 없다고 마음이 쓰이고
생애의 팔 할이 바람이었다고 하셨지만
마침내 시의 궁궐을 이루시고
고향 선운리 언덕에 영원히 누우시니
후생의 사람들이 그 둘레에
온통 국화밭을 일구고
줄을 잇는 추모의 행렬에 나도 끼어
향기 좋은 노란 국화꽃 한 줌
따다가 미당국화차라 이름 하고
차를 다려 당신의 숨결을 느껴 봅니다
세상에 어떤 화조풍월보다
어쩌면 제자로서 이런 호사 있나요
"국화 옆에서" 당신의 노래를 외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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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한정:
1936년 인천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및 성균관 대학교 졸업.
1963년 <현대문학>과 <아동문학으로>등단. 시집으로 <낮은 자리> <연산담화>
미당시맥상,한구현대시인상본상. 성균문학상 본상.한국문인협회감사.
국제팬클럽현회 한국본부 이사 역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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