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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간장 과 소화나의 이야기 2023. 8. 22. 00:01
간장과 소화
김길순
나는 가끔 소화가 안 되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을 때 처음에는 흰 죽 그다음은 녹두죽 야채죽으로 바꿔가며 끓였었다. 반찬은 소화에 부담 없는 한 가지 간장으로만 먹으면 더 효과를보게 되었다. 간장에 찬기름 조금 깨소금 조금 뿌려 반찬으로 먹으면 효과가 더 볼 수 있었다. 간장이 모든 음식에 들어가 맛을 내듯이, 우리들이 이 세상을 맛들게 하기 위해서는 메주와 부패를 막는 소금의 정신으로 조화롭게 잘 썩여야 합니다.라고 말 하고 싶습니다.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황송문 시인의 <간장>이란 시를 올립니다.
간장 1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
삭아 내린 뒤에
맛이로 살아나는 삶,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들게 해요.
안으로 달여지는 삶,
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들게 해요.
정겹게 익어가자면꽃답게 썩어가자면
속맛을 우러 날 때까지는
속삭는 아픔도 크겠지요.
잦아드는 짠맛이일어나는 단맛으로
우러 날 때까지,우리 곱게 썩기로 해요
우리 깊이 깊이 익기로 해요.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부활의 윤회輪廻.
사랑 위해 기꺼이 죽는
인생이게 해요
사랑 위해 다시 사는
재생이게 해요.
( 황송문 시 전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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