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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제31회 <공초문학상'>수상작 - 문정희나의 이야기 2023. 9. 12. 00:01
도착
문정희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 더 많았지만
아무 것도 아니면 어때
지는 것도 괜찮아
지는 법을 알았잖아
슬픈 것도 아름다워
내던지는 것도 그윽해
하늘이 보내 준 순간의 열매들
아무렇게나 매달린 이파리들의 자유
벌레 먹어
땅에 나뒹구는 떫고 이지러진
이대로
눈물나게 좋아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
여기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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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전남 보성 출생.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문정희 시집』 『작가의 사랑』 등 14권.'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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