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 풀의 공식
    나의 이야기 2023. 11. 2. 00:01
     
     
     
     
     
     
     

    풀의 공식

     

                                            송문희



    길섶에 자라는 한해살이들,
    짧은 목숨도 채우지 못하고
    오가는 발길에 밟히거나 바퀴에 뭉개진다

    풀의 중심은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쓸모없는 풀의 목을 잡아채는 찰나
    쓱, 손을 베였다
    선명한 핏방울,
    풀잎은 칼을 어디에 숨겼을까

    풀이 살아남는 방식은
    뿌리를 단단히 묻는 법
    바람에
    흔들리며 넘어지며 더 많은 씨를 뿌린다

    손에 든 풀물
    박박 문질러도 빠지지 않는다

    풀의 피가 분명하다


    *시집『고흐의 마을』2020. 달아실

    ​************************************************


    송문희 시인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
    2004년 계간《시와비평》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충북제천시청, 부산 사하구청 평생교육사를 역임했다. 2017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시집『나는 점점 왼쪽으로 기울어진다』『고흐의 마을』

    [출처] 마경덕 카페 / 작성자 김길순

     

     

     

     

    구글 이미지 발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의 시 2편  (153) 2023.11.04
    (시) 하얀 구절초 꽃  (173) 2023.11.03
    조락의 계절  (185) 2023.11.01
    (시) 어머닌 치매가 아니다  (165) 2023.10.31
    (시) 식사  (187) 2023.10.3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