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 소리에 배부른 항아리> 출간을 축하하며나의 이야기 2023. 12. 19. 00:01
<도마 소리에 배부른 항아리> 출간을 축하하며
김길순(작성)
김순심 시인의 시 세계는 숭고미와 인정미학, 생활인의 순실한 자세다. 이는 잔주름이 늘었지만,
생활의 동반자로서 상처도 무늬가 되게 한 '도마'에 연유한다. 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시라는 말이 있다. 시는 새처럼 날아야 한다. 김순심 시인은 다행스럽게도 생활에 충실하면서도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시를 낚았다. -황송문 교수의 해설에서-도마
김순심
우리 집에 온 지
20여 년 된 박달나무 도마
반반하던 모습에도
잔주름이 늘었네.
시어머니 칼날을
말없이 견디어내고
세상살이 힘들 때마다
더욱 세차게 상처를 받았지만
그래도 묵묵히 견디어 주었지.
이젠 시어머니도 떠나시고
고왔던 나도 많이 변했지만
변함없이 곁에서 나를 우려하며
상처를 보이지 않는 생활의 동반자
그대 있어 내 상처도 무늬가 되었네.
****************
항아리
김순심
기다림에 허기지면서도
배가 부른 항아리 하나
구름이 빗방울로 내려와
물을 채워 놓고 간다.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낯익은 얼굴 하나
그윽하게 닮아 있다.
손이 닿지 않는 하늘
구름을 따라가면
그리운 얼굴
행여 만날 수 있을까
저 혼자
흘러가는 구름 머물다 가는
빈 항아리
그리움의 배가 부른다.
*****************
※ 이 시집은 4부로 되어 있다.
* 제1부 - 참깨밭에 내리는 햇살
* 제2부 - 두 바퀴 세상
* 제3부 - 히잡을 쓴 여인
* 제4부 - 연등을 밝히며
김순심-전남 나주 출생
* 2012년 문학사계 등단
*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석사)
* 한양하이하이(주) 대표이사
구글 이미지 발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지 팥죽, 울엄니 (192) 2023.12.21 (시) 똑똑한 건물들 (190) 2023.12.20 애완동물을 사랑한다지만 (186) 2023.12.18 (시) 12월 저녁의 편지 (175) 2023.12.17 (시) 단풍 길 (178) 202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