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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가 만일 外 진달래꽃나의 이야기 2024. 1. 15. 00:01
우리들은 우리의 언어에서 우리 겨레가 지닌 바의 민족의 얼을 찾고 향기를 찾아야 한다.
민족적 언어 속에는 향토적인 맛이 있다. 그 언어의 맛을 찾아 효과적으로 조립하여 표현
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만일
내가 만일 상한 가슴하나를 건질 수 있다면
내 삶은 허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병든 한 새명을 고칠 수 있다면
또한 한 사람의 고통을 진정시킬 수 있다면
또한 할 딱이는 새 한 마리라도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려 보낼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에밀리 디킨슨의 <내가 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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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이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이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흘리우리다.
- 김소월의 <진달래꽃>
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우리는 보기에도 역겹다고 떠나는 님에게 고이 보내 드리면서,
그 님이 가는 길에 진달래꽃을 뿌려주며 사뿐히 즈려밟고 가기를 바라는 저변에는
원망스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 여과해서 조금도 껄끄럽지 않고 편안한
시어로 승화 시켰다는 데에서 이 시의
예술적 가치가 살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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