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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노정기
    나의 이야기 2024. 2. 29. 16:01

     

    구글 이미지 발췌

     

    노정기 /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뱃조각
    여기저기 흩어져마음이 구죽죽한 어촌보담 어설프고
    삶의 티끌만 오래 묵은 포범처럼 달아매었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 날이었건만
    밤마다 내 꿈은 서해를 밀항하는 짱크와 같아
    소금에 절고 조수에 부풀어 올랐다

    항상 흐릿한 밤 암초를 벗어나면 태풍과 싸워가고
    전설에 읽어 본 산호도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남십자성이 비쳐주도 않았다

    쫒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열대식물처럼 발목을 오여 쌌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이냐
    다 삭아빠진 소라 껍질에 나는 붙어 왔다
    먼 항구의 노정에 흘러간 생활을 들여다보며

    * 포범: 베로 만든 돛
    짱크: 특수한 작은 모양의작은 배
    오여: 외어. 쓰기 불편하게 꼬여



    이육사의 시는 조국의 상실이라는 극한적 상황에 의한 비극적인 자기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초기 시에는 주로 나타나는 심상은 '어둠'의 이미지이다. 조국을 잃고 세계와 단절되어
    빛을 잃은 그가 어둠을 걸어온 자신의 삶의 역정을 노래한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이 <노정기>이다.

    이육사 시인은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 창작 활동을 하였다. 저항 시인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창작활동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에 참여 하였던 시인. 고단한 삶을 살면서 광복을 보지도 못하고 옥중에서 눈을
    감아야 했던 그의 삶은 곤난과 역경이었다. 노정이란 여행길의 과정이란 뜻이고 그것을 기록한 것이
    "노정기"이다. 삼일절을 맞이해서 이육사의 "노정기"를 다시 한번 당시 상황을 생각 해 본다.
    -작성 김길순-



    구글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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