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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여자의 몸전체보기 2010. 11. 26. 07:14
신비로운 여자의 몸 김길순
여자의 몸은 신비롭고도 아름답다. 여자의 몸이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까닭은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우선은 <왜>보다는 <어쩐지>의 영상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라고 본다. 왜는 분석적 과학적이요. 어쩐지는 신비적 예술적이다.
이<왜>와 <어쩐지>가 동시적으로 여자의 몸 속에 있지만 나의 관념세계에 있어서는 그<왜>가 차지하는 현실적인 요소보다는 <어쩐지>가 차지하는 이상적이며 신비적인 영상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물론<왜>라는 요소가 느닷없이 나타나서 여자가 간직하고 있는 환상적인 신비감을 잔인하게 밟아버리는 경우도 있기는 해도 말이다.
이<왜>와 <어쩐지>의 영상은 안개 이쪽과 저쪽의 것이다. 안개 이쪽은 모든 것을 알아 버린 상태이고 안개 저쪽의 영상은 알 듯 알 듯하면서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인격적인 신비체이다. 그 신비로운 몸짓, 그 율동적인 몸짓은 선정적인 음률과 함께 저만치서 꿈틀거린다.
얇은 천을 걸친 채 춤추는 여자의 몸을 감상하는 눈에는 신비롭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그 천을 걷어 버리고 가까이서 그 미의 소재를 확인하려 들면 그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여성에의 신비적 영상은 언제나 저만치의 것이여 야지 이만치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그 <어쩐지>의 영상이 무너지고 말 때가 있다.
남자가 볼 때 평소 존경하던 여선생이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그 신비는 무너지고 말 수도 있다.
그렇게도 형형색색, 칠색의 무지개로 찬란히 빛나던 프리즘의 빛살은 형편없는 착각이라고 느끼게 되면 길바닥에 버려진 산산히 부서져 나간 프리즘, 거기에는 깨어진 유리조각과 색종이 조각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게 된다.
그러나 더 큰 것은 신비한 여자의 몸은 새로운 생명이 잉태된다. 감미로운 그 가슴에 우유빛 젖을 사랑으로 마신다. 신비로운 그 눈길에 사랑의 불이 붙으면 끝없는 이야기로 별 떨기 같이 총명한 눈을 깜박이며 밤을 지샐 수 있다. 신비로운 여자의 몸은 마치 새벽에 이슬을 머금고 피어나는 꽃의 아름다움 바로 그렇게 표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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