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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여승
    나의 이야기 2024. 7. 22. 00:01

     

    여승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이 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 머리오리: 머리 올, 머리카락의 가닥



    백석시인의 이 시(여승)1연은 여승의 현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3연은
    슬픈 과거 회상이다. 깊은 산골 광산촌에서 가련한 여인에게 옥수수를 샀고,
    여인은 딸아이를 때리며 울었는데,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딸아이는 죽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처절한 경우에는 스스로 죽기 아니면 중이 되는 길밖에 없었다.
    이 시의
    절정은 마지막 4행에서 산꿩도 서럽게 울던날"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었다"는 귀결이다. - 작성 김길순-

     

    도라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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