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무서운 나이나의 이야기 2024. 7. 21. 00:01
무서운 나이이재무
천둥 번개가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큰 죄 짓지 않고도 장마철에는
내 몸에 번개 꽂혀 올까봐
쇠붙이란 쇠붙이 멀찌감치 감추고
몸 웅크려 떨던 시절이 있었다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된 나는
천둥 번개가 무섭지 않다
큰 죄 주렁주렁 달고 다녀도
쇠붙이 노상 몸에 달고 다녀도
그까짓 것 이제 두렵지 않다천둥 번개가 괜시리 두려웠던
행복한 시절이 내게 있었다****************************************************
이재무
충남 부여 출생.. 1983년 《삶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섣달그믐』『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벌초』『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등부산 항 홍덕기 사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