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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나의 이야기 2024. 8. 10. 00:01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이재무


    나무가 이파리 파랗게 뒤집는 것은
    몸속 굽이치는 푸른 울음 때문이다

    나무가 가지 흔드는 것은
    몸속 일렁이는 푸른 불길 때문이다

    평생을 붙박이로 서서
    사는 나무라 해서 왜 감정이 없겠는가
    이별과 만남 또, 꿈과 절망이 없겠는가

    일구월심 잎과 꽃 피우고
    열매 맺는 틈틈이 그늘 짜는 나무

    수천 수만리 밖 세상 향한
    간절한 그리움에 불려온 비와 바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렇듯
    자지러지게 이파리 뒤집고 가지 흔들어 댄다

    고목의 몸속에 생긴 구멍은
    그러므로 나무의 그리움이 만든 것이다

      *****************************

    ※ 이재무 시인
    충남 부여 출생 /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섣달 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시선집 ‘얼굴’,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 등
    소월시문학상, 유심작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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