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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청을 삶으며
김길순
동치미 무를 사면서 무청이 싱싱하게 달린 무 두 다발을 샀다.귀찮아도 삶아서 시래기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서였다. 현대문명이 발달하고
맛있는 새로운 음식들이 쏟아져 나온다 해도 예부터 길들여 내려온 음식을 잊지 못해서이다.
풋고추가 둥둥 떠 있는 얼큰하고 매콤한 시래기 된장국은 영양가나 토속적 맛도 있지만
보글보글 시래기된장국 잘도 끓이시던 따뜻한 가슴 어머니 손맛의 그리움도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날씨가 추워진 하루 동치미 담그는 준비를 완료하고 무청을 삶는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깨끗이 씻어 한 번 먹을 분량으로 물끼 짜서 여러 봉지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을 한다. 눈 오는 폭풍한설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 시래기된장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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