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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두고간 한방차나의 이야기 2024. 11. 22. 00:07
딸이 두고 간 한방차
김길순
감기를 달고 사는 엄마가 늘 마음에 걸리는지
지난번 다녀 갈 때 다려마실 차 재료를 가지고 왔었다.
손수 말린 생강과 대추 구기자였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니 목이
뜨끔뜨끔하기에 재료를 넣고 끓여 한 컵을 따라 붓고 꿀한 스푼을 타 마셨다.
따끈한 차는 나의 빙벽을 타고 전신의 전율을 느끼도록 땀방울 송송 만들어 주었다.
지난해 몸씨 아파 병원에 있을 때 큰 딸이 아픈 마음을 전하며 시를 써서 보냈다.
어머니
라일락 마당에서 소녀처럼 노래하시던
어머니
피아노 가르치며 삼 남매 다 키우신
어머니 작고 곱던 손은
힘든 세상일 피하지 않으시고
많이도 지칩니다.
꼭 쥐고 싶어도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도
내 지난 불효가 부끄러워
가슴만 메이고
이 겨울 지나면
어머니와 봄이고만 싶습니다.
어머니 소프라노 노랫소리 들으며
오래···오래, 꽃잎 흐드러진
봄이고만 싶습니다.
-딸 영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