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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겨울날의 군고구마 수레전체보기 2010. 12. 16. 04:25
쌀쌀한 겨울날의 군고구마 수레
김길순
사가정 전철역 입구 사계절 철따라 봄나물 풋과일에서 익은 과일이며 가리지 않고
장사를 하는 아저씨 겨울 다가와 눈발이 날리면 군고구마 수레는 으레이 등장한다.
지체부자유 그 아저씨 폐타이어 고무장화를 신고 땅에선 기어 다니다 군고구마 장사
할 때만 높은 의자에 앉아서 구워가며 판다.
나는 그 앞을 오가며 쌀쌀한 날씨에 팔고 있는 군고구마 수레를 눈여겨보았다. 김이 모락모락
군침 돌게 하는 군고구마 냄새에 하나만 먹어 봤으면 했었지. 지체부자유 그 아저씨 생활이 걱정
되어 몇 봉지 싸들고 왔었지. 목이 메어 다 먹지 못하는 군고구마에서 바람 소리가 들렸지.
땅이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매서운 날 다 팔지 못하고 가면 어쩌지. 그래도 그 아저씨는 말했
다. 아주머니 날씨가 더 추워야지만 다 팔고 갈 수 있어요 하며 밤 열두시가 다 되어가도 가물거
리는 눈꺼풀을 꺼벅 꺼벅 하면서 불티 속으로 연신 장작조각을 더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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