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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꼬부부 같은 간 고등어 한손전체보기 2010. 12. 15. 10:43
잉꼬부부 같은 간 고등어 한손
김길순
푸른 물살을 가르며 아가미 들숨 날숨
한 때는 투명한 동해 바다에서 해심 흔드는
꼬리지느러미였었지
흰 소금을 몰고 어망에 걸리어 육지로 온 다음
내장을 빼낸 그 자리
출산한 임산부의 허전한 뱃속처럼
바닷바람이 마파람 불고 있었지
어부도 알고 있지,
막소금 뿌린 후
너의 허전한 뱃속에 다정한 님과 함께
동행을 하게 해주지
우리나라 어딜 가나 어물시장에서
너희들만치 꼭 껴안고 모로 누워있는
생선 또 있니.
자글자글 노릇노릇 짭짤한 간 고등어의 맛,
어물전 지나가며 오늘도
잉꼬부부 같은 간 고등어를 보며
설핏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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