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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 시전집 1 에서 몇 편의 시를 생각해본다나의 이야기 2010. 12. 16. 17:54
값 16,000원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닢이 저리 네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었나보다
<시전집 P.104>
국화옆에서란 시는 상징으로 이루어진 시로 본다. 국화는 우리의 고전시가에서 지조있고 절제하는 선비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이 시에서는 원숙한 여인이 상징되고 있다.
국화꽃이 하나의 고정된 의미를 탈피해서 확산과 상승작용이 일어난 대표적인 경우에 속하는 시로 보여진다.< 오세영, 장부일. 시창장론에서 발췌 p.179>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접해볼 수 있고 대학교재 시창작론에서도 서정주 시인의 작품이 여러편 나온다. 우리 모두가 서정주 하면 '국화옆에서'란 시는 대부분 기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정주(미당) 시선집1에보면 두편의 연보를 포함해서 491편의시를 수록하고 있다.
석류꽃 서정주
춘향이
눈썹
넘어
광한루 넘어
다홍치마 빛으로
피는 꽃을 아시는가?
비개인
아침해에
가야금 소리로
피는 꽃을 아시는가
무주 남원 석류꽃을…
석류꽃은
영원으로
시집가는 꽃.
구름 넘어 영원으로
시집가는 꽃.
우리는 뜨내기
나무 기러기
소리도 없이
그 꽃가마
따르고 따르고 또 따르나니…
<시전집 p.245>
서정주는 '석류꽃'의 의미를 '영원'과 연결시켜서 얘기를 하고 있다.
영원성에 대한 암시는 제1연에서 춘향이 눈썹'넘어' 광한루 '넘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고. 3연에서는 '영원으로 시집가는 꽃'구름 넘어 영원
으로 시집가는 꽃'으로 묘사되어 있다. 서정주의 상상력과 그의 독특한
의미를 이 시에서 찾을 수 있고 석류꽃에서 주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영원을 연결시켜서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오세영.장부일 공저. 시 창작론.p.173 참고>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기퍼도 오지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뿐이었다.
어매는 달을두고 풋살구가 꼭하나만 먹고 싶다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도라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
버지의 숯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눈이 나는 닮었다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활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
어떤이는 내눈섶에서 죄인을 읽고가고
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
이마우에 언친 시의 이슬에는
멫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
빛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시전집 p.33>
이 시를 읽고
자화상에는 가족얘기속에, 아버지얘기를 솔직하게 말한것이 훌륭하게 보여진다.
사람들은 어려운 자기 가정얘기를 잘하려고 하지 않는데 '미당' 시인은 자기
자신이 종의 아들이라는걸 첫 줄에 말하였고 손톱이 깜한 에미의
아들 그의 부모가 고생한다는걸 감추려하지 않고 진솔하게 말한 '시'이기
때문에 읽고 싶어진다. 또 제1시전집 차례에 제일 먼저 나온 시이다.
<이밖에 많은 시들이 있지만 세편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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