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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옥 시집 "노랑"을 읽고서나의 이야기 2010. 12. 13. 16:22
오봉옥 시집『노랑』을 읽고서 김길순
시작시인선 오봉옥시집 값 8,000원
노랑 오봉옥시작은 늘 노랑이다. 물오른 산수유나무 가지를 보라.
겨울잠 자는 세상을 깨우고 싶어 노랑별 쏟아낸다. 말하
고 싶어 노랑이다. 천개의 입을 가진 개나리가 봄이 왔다
고 재잘재잘, 봄날 병아리 떼 마냥 종알종알, 유치원 아이
들 마냥 조잘조잘, 노랑은 노랑으로 끝나니 노랑이다. 바
람도 없는 공중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잠든 아이를 내
려놓듯이 노랑꽃들을 내려놓는다. 노랑을 받아든 흙덩이
는 그제야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초록으로 일어나기 시
작한다. 노랑이 저를 죽여 초록 세상을 만든것.
문학평론가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 (노랑에 대하여)
오봉옥 시집 『노랑』의 미덕은 이러한 시적 함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에 있다. 독자와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시인은 모호성의 유혹 혹은 모호성으로의 전락을 회피한다. 또 동어반복을 얼마나 멀리 하느냐 하는 것은 초기시편과의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삶의 일상적 구체에서 느끼고 생각한 세목을 차근차근하게 꼼꼼히 적고 있는 시인의 근작은 가령 「공놀이」같은 동화적 상상력, 「고양이」같은 낯설게 하기, "나도 한때는 눈물 많은 짐승이었다"로 시작되는 「달팽이가 사는 법」같은 절제된 직정언어 속에 그 미덕과 강점을 여실히드러내고 있다. 정말이지 이게 얼마 만인가. 진경임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의 말십삼 년 만에 다시 시집을 낸다. 재주가 없고 게으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시를 산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살아오면서 시는 나에게 유일한 벗이었다.
써놓고 보니 죽음을 노래한 시편들이 많다. 별거 아니다. 스스로를 유페시키는데 익숙하다보니 죽음과도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 뿐이다.
지천명 나이에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가장 큰 행운은 시를 만난 것이었다. 시가 주는 자유, 시가주는 희열, 내가 꿈꾸는 세상은 늘 시 안에만 있었다. 이런 세상이 계속된다면 다시 태어나도 시를 찾을 것만 같다. 새삼 '시' 에게 감사드린다.(생략)
'노랑' 시집에는 총 86편의 시와 유성호님의 해설이 있다.
읽은 소감
오봉옥 시인님의 닉네임이 초록잎새이다. 시 줄거리에 초록잎새가 언제까지나 초록일 순 없어 마지막으로 한번 발갛게 타올라보듯이 애늙은이가 된 나는 어서 빨리 붉어져야 했으므로 초록을 버렸다.
그러나 초록이 없는 세상은 불바다뿐이었다. 죽어서도 다시 찾은 건 초록이었다. 눕고, 뒹굴고 싶은 , 나도 따라 물들고 싶은 징글징글한 초록, 여기가 난 또 한 生을 시작한다. 이 시구절 처럼 시인이 어려운 경지를 많이 겪고나온 삶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책 제목처럼<노랑>은 새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초록이란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봄, 노랑과 초록 두편의 시에서 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본다.
가깝게는 내가 문학의 길로 가는데 시적인 도움을 많이 준 분이기도 하다. 어제 출판기념회에 가서 '노랑'이란 시집을 받아 읽고난 다음 이 책을 소개하게된 것이다.
2010.12월11일 인사동 아리랑 가든에서 시집 "노랑"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이자리에서 지난 1월에 다산문학상을 받은 저에게도 '시인회의' 동인회에서 금일봉과
꽃다발을 증정했었기에 아울려 올렸습니다. 제사진은 맨 오른쪽 꽃다발 안은 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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