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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이에게는
장희수
길버트가 말했다.
"삼촌, 미래에는 물이 귀해져서 마실 물도 부족해진다면서요?"
"제게 좋은 방법이 있어요, "
"아말피에 사는 모든 아이들을 우리 집에 살게 하는 거예요. 루
이지 할아버지와 함께요."
"할아버지가 혼낼 때마다 저는 눈물이 나거든요. 다른 아이들도
그럴 거예요. 그걸 받아서 물을 모으는 거예요."
"나도 알아요. 눈물은 아주 조금이죠. 하지만 가끔 아주 많이 나
오기도 해요."
"그러니까 모든 아이들을 우리 집에서 키우는 거예요."
"물을 모아놨다가 나중에 팔 수도 있잖아요. 그럼 우리 집은 부자
가 되는 거죠. 어때요 삼촌?"
"그때는 할아버지 구두도 바꿔드릴 수 있어요. 넥타이도 하나 선
물 할래요."
"그런데, 우리가 부자가 되면 행복해져버려서, 할아버지
도 화를 안 내고 나도 눈물이 안 나면 어떻게 하죠."
"생각해 봤는데 괜찮을 것 같아요. 사람은 늙으면 모두 죽
는다면서요. 루이지 할아버지는 많이 늙으셨잖아요. 언젠
가 돌아가시겠죠."
"그때 제가 아주 많이 많이 울게요."
※ 장희수 20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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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