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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광규 시<가짜>
    나의 이야기 2025. 6. 18. 00:01

     

     

     

    가짜

                                공광규

     

    며칠 전 임주연이 진행하는 라디오

    시가 있는 클래식 프로에 시낭송 녹음을 했는데

    오늘 방송을 들어보니

    내 목소리가 아니다

     

    중학생이었를 때

    처음 시골학교에 부임했다는 예쁜 여선생님은 

    내 목소리가 낮고 굵어

    교실에 우렁우렁 울린다고 칭찬하셨는데

     

    감리교회 성가대원이었던 고등학교 때는

    지휘자였던 권사님한테

    광규, 너 베이스 최고야!

    이런 칭찬을 들었는데

     

    오늘 녹음된 목소리를 들어보니

    뱃속 저 아래 횡격막 울림이 아니라

    평생 굽히고 밥벌이를 한

    시종의 나긋나긋한 미성이었다

     

    내가 가짜가 다 되어있었다

     

        ******************

     

    ※공광규

    1966년 동서문학등단 시집<담장을 허물다>등,신석정문학상 수상

    ● 계간문예2025년 봄호에서 발췌 작성 -김길순-

     

     

     

    초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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