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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공광규
며칠 전 임주연이 진행하는 라디오
시가 있는 클래식 프로에 시낭송 녹음을 했는데
오늘 방송을 들어보니
내 목소리가 아니다
중학생이었를 때
처음 시골학교에 부임했다는 예쁜 여선생님은
내 목소리가 낮고 굵어
교실에 우렁우렁 울린다고 칭찬하셨는데
감리교회 성가대원이었던 고등학교 때는
지휘자였던 권사님한테
광규, 너 베이스 최고야!
이런 칭찬을 들었는데
오늘 녹음된 목소리를 들어보니
뱃속 저 아래 횡격막 울림이 아니라
평생 굽히고 밥벌이를 한
시종의 나긋나긋한 미성이었다
내가 가짜가 다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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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1966년 동서문학등단 시집<담장을 허물다>등,신석정문학상 수상
● 계간문예2025년 봄호에서 발췌 작성 -김길순-
초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