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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이 주는 기쁨
김길순
푸른 진 바지입고 도서관 드나드는 여대생에게는 가방이
진리탐구를 할 수 있는 서적을 담을 수 있어 그들의 기쁨이 되겠고
친구와 나란히 꽃그늘 아래로 산책하는
아가씨의 그 도톰한 가방 속에는 화장품 콤팩트하나
봄바람까지 봉긋하게 담을 수 있는 기쁨이.
중년의 문턱에 선 어느 아줌마 웨이브 머리에
명품상호가 붙은 가방을 메고 동창회에 나가는 그 아줌마
과시하는 기쁨도 있겠지.
노년의 그 가방 속엔 사탕 몇 알 사이로
가을바람이 스며들지 않게 안전벨트 같이 옆으로 가방끈을 메고 피붙이
처럼 딱 붙이고 다니는 가방에서 찾을 수 있는 노인의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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