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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동 시선집 / 김길순
발행 2011. 2.18 값40.000원
2001년 '통일염원시각전'을 준비하는 모습
1974년 11월 27일 민주회복국민회의 '국민선언' 발표일. 오른쪽 넷째 줄 왼쪽에서 첫번째가 시인.
1978년 한국문학사주최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시인. 박양균. 김동리. 김요한. 김요섭. 이호철
김규동(1927~) 시인은 함북 종성 출생으로,1948년『예술조선』지에 시「강」을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인의 회고에 따르면 어수선하던 해방정국 시절, 서울에서 활동하던 편석촌 김기림 시인의 근황이 궁금해서 서울로 내려왔다가 그길로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였다고 한다.193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김기림은 김규동의 경성보고 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김기림은 일제말 함북 경성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멋쟁이 시인 교사였다.
이 무렵부터 김규동은 스승 김기림의 시인적 풍모와 사상성에 심취하여 그를 흠모하고 깊이 흡수하는 돈독한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만난 김기림은 그후 북으로 납치되어 떠나갔고 스승이 없는 서울에서 김규동은 지난날 스승의 가르침과 추억을 되새기며 모더니즘적 창작방법론을 선호하는 한 사람의독자적 청년시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전쟁은 모든것을 강제로 중단시키고 파괴 했으며, 원대한 포부마저 해체시켜버렸다.
김규동은 1951년 피난지 수도 부산에서 박인환, 조향, 김경린, 이봉래, 김차영등과 더불어 <후반기> 동인을 결성하여 1930년대 모더니스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낡은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려는 시도를 전개하였다. ( 이동순님 글 발췌)
김규동 시인은 최근까지 도합 9권의 시집을 펴내었다.
나비의 광장(1955)
현대의 신화(1958)
죽음 속의 영웅(1977)
깨끗한 희망(선집,1985)
하나의 세상(선집, 1987)
오늘밤 기러기떼는(1989)
생명의 노래(1991)
길은 멀어도(선집,1991)
느릅나무에게(2005)
나비와 광장/ 김규동
현기증 나는 활주로의
최후의 절정에서 흰나비는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피 뭍은 육체의 파편들을 굽어본다
기계처럼 작열한 심장을 축일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어린 나비의 안막을 차단하는 건
투명한 광선의 바다뿐이었기에-
진공의 해안에서 과묵한 묘지 사이사이
숨가쁜 제트기의 백선과 이동하는 계절 속-
불길처럼 일어나는 인광의조수에 밀려
흰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닥거린다
하얀 미래의 어느 지점에
아름다운 영토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활주로의 어느 지표에
화려한 희망은 피고 있는 것일까
신도 기적도 이미
승천하여버린 지 오랜 유역-
그 어느 마지막 종점을 향하여 흰나비는
또 한번 스스로의 신화와 더불어 대결하여 본다.
※ 대표시 중 한편을 올렸습니다.
김규동선생님께서 노환중에 계신줄 아는데
쾌차를 빌며 이번에 새로 나온 '김규동 시선집'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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