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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시 <아침>을 살펴본다전체보기 2011. 7. 16. 22:12
김현승 시 <아침>을 살펴본다.
김길순
김현승의 초기 시 <아침>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시는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발표된 글이다.
일본의 억압 상태에서 민족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자연을 통해서 시대의 염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아침>이라는 시의 시간적 배경을 보면 “새벽의 보드라운 촉감이 이슬어린 창문을 두드린다.
아우야 남향의 침실 문을 열어 제치라.” 는 아침의 건강하고 활기찬 햇살을 가득히 방안에 들여
상실된 조국의 절망의식에서 벗어나고자 함이 보인다.
이어 두형제가 바라보는 푸른 해안은 희망적이고 힘이 솟구친다.
비록 국가가 일제 치하의 암흑기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젊은 형제가 바라보는 민족의 앞날은
어두운 밤이 지나가고 벌써 찬란한 아침을 예견하고 있어 보인다.
또한 ‘순례의 흰옷’은 백의민족의 순결도 비춰진다. 꿈보다 아름다운 아침바다를 향하여 세세토록
민족의 정기가 이어지길 바라는 시로 해석된다.
김현승의 시 <아침>
새벽의 보드라운 촉감이 이슬 어린 창문을 두드린다.
아우야 남향의 침실 문을 열어 제치라.
어젯밤 자리에 누워 헤이든 별은 사라지고
선명한 물결 위에 아폴로의 이마는 찬란한 반원을 그렸다.
꿈을 꾸는 두 형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얼싸안고 바라보는 푸른 해변은 어여쁘구나.
배를 쑥 내민 욕심 풍선이 지나가고
하늘의 젊은 퓨리탄-동방의 새 아기를 보려고 떠난 저 구름들이
바다 건너 푸른 섬에서 황혼의 상복을 벗어 버리고 순례의 흰옷을 훨훨 날리며 푸른 수평선을 넘어올 때
어느덧 물새들이 일어나 먼 섬에까지 경주를 시작 하노라.
아우야 얼마나 훌륭한 아침이냐.
우리들의 꿈보다는 더 아름다운 아침이 아니냐.
어서 바다를 향하여 기운찬 돌을 던져라.
우리들이 저 푸른 해안으로 뛰어갈 아침이란다.
<아침> 전문
이 시는 1934년 암울했던 식민지라는 민족적 질곡 상황에 상실된 절망의 아픔을 다룬 작품으로서
정신세계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절망에서 벗어나 멀리 찬란한 여명이 우리들에게 비춰 끝내 나라를 되찾는 영광을 보기도 했거니와 앞으로도 후대에 길이 남아 애송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연을 의인화 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망이 간절하다는 것과 아울러 친근한 이미지를 전해준다.
※ 김현승 1913~1975
1913년 평양에서 출생하여 평양 숭실중학교를 졸업하고 숭실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였다.
1960년 숭실대학교 부교수로 취임하여 1972년에는 숭전대학교 문리과대학장에 임명되었다.
저서로 <김현승시초>. <옹호자의 노래>. <견고한 고독>. <절대고독>. <한국현대시해설>.등이있다.
1975년 4월 11일 숭전대학교 채플 시간에 기도중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자택에서 운명을 달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