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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울엄니
김길순
고향집 뒤란 장독대 주변에는 울엄니 흔적이 남아있을까.
해마다 꽃은 피고 지지만 한번 가신 울엄니는 다시 못 오시네.
사립문 담장 주변에 봉선화를 가꾸시고
그 봉선화를 닮은 울엄니 꽃웃음을 지으셨지요
채전밭 옥수수도 꺾어다 삶아 주시고
비오는 날엔 부추 부침개 만들어 언니 오빠
모두 배부르게 먹여 주시던 울엄니.
저녁이면 청개구리 울어쌌고
모기떼 윙윙거리는 저녁 남포불 걸어놓고
수제비 듬성듬성 요리해 주시던 울엄니
그 추억의 여름날은 빠르게 지나가고
올해도 봉선화 꽃이 활짝 피었어요.
그 꽃 얼굴에 울엄니 모습이 겹치네요.
하늘 나라에서도 봉선화 꽃물 들이시며
수제비를 끓이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