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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속 수박을 보며전체보기 2011. 8. 1. 21:20
빨간 속 수박을 보며
김길순
껍질은 국방색이지만
속은 가슴 태우는 싸루비아
꽃빛깔을 하면서
많은 밀어들을 간직한 채어둠에서 씨앗을 배었다.
반토막으로 열리는 순간
속이 드러나는
정열의 빨간 불이 켜진다.
여름 뙤약볕에 익어야 한다고
그 한 날을 위하여
오로지 머리에만 영양을 쏟았지.
목숨 연명하려고 씨앗만 박혔네.
그래도 미소지으며
누구에게나 조각조각 나눠줄 수 있는
발그레한 인정미학을 키운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