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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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나의 이야기 2025. 7. 11. 00:20
신록 김길순 7월도 중순으로 가고 있다. 능소화꽃이 곱게 담장을 장식하고 눈부시도록찬란한 신록의 7월이다. 장마라고 하지만 간간이 비 몇방울 내리더니 불볕더위만 계속되는 요즘이다. 신록은 계절따라 색깔의 농도가 다르다. 봄은 연두색 식물 4,5월은 눈 부시도록 찬란한 신록이요. 이제 7월이 진초록 자연이지만 점점 깊어지면 나뭇잎들은 검초록으로 물든다. 요즘의 신록은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다. 능소화꽃이 담장을 장식할 때 내 가슴도 꽃물이 든다.나무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하이네의 시처럼아름다운 초록 빛 용마산 자락에서 자연을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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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에 물들다 외 1편나의 이야기 2025. 7. 10. 00:01
※ 계간문예여름호 신인시 당선작 역설에 물들다 외 1편 / 이규성 강변을 걷는다 저 아래 보에 갇힌 강물은은빛으로 고요하고주변의 나무들은 푸르다모든 게 안정돼 보이지만내 마음은 자꾸 흔들린다 저 강의 보를 헐어 버리면강은 바닥을 드러내고나무는 목말라하며 꽃은 시들겠지 내 생각의 벽이 무너지면 인생도말라버린 강처럼 황량해질 게다 ***************************************** 버드나무의 죽음 어느 개인 날이었어 늘 걷던 강변에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었지. 그 나무는 주변 버드나무들보다 잘 생겼지. 좌우가 대칭이고 줄기들이 곧고 키도 큰 편이었어. 강둑의 경사면에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나날이 몰라볼 만큼 크게 잘 자라고 있었지. 그 나무 아래 지날 때면 가지들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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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나의 이야기 2025. 7. 9. 00:01
달맞이꽃 박정대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추억의 꽃씨처럼 누워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푸른 눈을 반짝이며 밤의 기둥을 깎아저 먼 은하수로 통하는 동굴을파고 있는 생쥐들을 보고 있노라면신기해요,저 튼튼하고 긴 앞니의 자유열 손가락 꼽아본들 나에겐 그런 신기한재주도 없어그저 풀썩거리며 먼지만 내다 만 하루노을을 접어 뒤춤에 구겨넣지요문을 열고 나가 사랑을 하고돌아와 문을 닫고 그리워하는 건흔하디흔한 습관성 발작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추억의 꽃씨처럼 누워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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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공생 1나의 이야기 2025. 7. 8. 00:01
AI-공생 1 이인철이제 나는새로 제작된 기계 몸에내 뇌를 이식하면 된다 체온을 가진 사람의 육체는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신경 전달 장치는 어떤 금속 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안으로 음식을 넘기지 못했던엄마의 고통이 생각난다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기계의 몸으로 바꾼 오늘이나의 생일이야축하해줘 *시집 『AI 인류』 2025년 시인수첩 시인선 이인철 시인순창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중퇴. 2003 심상 등단. 시집 『회색 병동』 『AI 인류』 현재 《시인수첩》 (주)여우난골 발행인.[출처] AI-공생 1/ 이인철 -마경덕 카페에서 발췌해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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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나의 이야기 2025. 7. 7. 00:01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바닷가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마침내 밝히는 여명.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바닷가.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거기 있다. 출생 1942년 5월 2일, 전남 영광군. 소속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학력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데뷔 1968년 현대문학 '잠 깨는 추상' 등단경력서울대학교 명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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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산책나의 이야기 2025. 7. 6. 00:01
마지막 산책 나희덕 우리는 매화나무들에게로 다가갔다이쪽은 거의 피지 않았네.그녀는 응달의 꽃을 안타가 워 했다자신의 삶을 바라보듯입 다문 꽃망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땅은 비에 젖어 있었고우리는 몇 번이나 휘청거리며 병실로 돌아왔다 통증이 그녀를 잠시 놓아줄 때꽃무늬 침대 시트를 꽃밭이라 여기며우리는 소풍 온 것처럼 차를 마시고 빵조각을 떼었다오후에는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며문장들 속으로 난 숲길을 함께 서성이기도 했다그러다가도 죽음, 이라는 말 근처에서마음은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피지 않은 꽃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침묵에 기대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기에임술도 가만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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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형 농민소설 상록수나의 이야기 2025. 7. 5. 00:01
계몽형 농민소설 상록수 / 심훈는 1935년 3월 20일 가 창간 15주년을 기념하여 특별공모한 장편소설모집에 당선된 작품으로 심훈의 대표작이며 동시에 우리 농민소설 있어서 기념비적인 심훈의대표작이며 동시에 우리 농민소설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는 에 뒤를 이은 이 시기의 주요한 계몽형소설이며 '브나로드운동'의영향으로 써진 소설인 것이다. 또한 세 작품 중 가장 늦게 발표되었던 관계로 앞의 두 작품의영향을 어느 정도는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는 이 둘을 종합하여 그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은인도주의적 민족주의를 이상주의자인 주인공을 통하여 전개하였고 은 계급적 프로의식을매우 사실적으로 전개시켜 나갔다고 할 때 의 경우 순교적 박애정신을 보여주는 주인공의행위는 의 경우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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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나의 이야기 2025. 7. 4. 00:01
거미줄 정정례 환하게 웃는 노인의 얼굴에웃음얼개가 가득하다 저 거미줄이 웃음이라면평생 공중식사를 마다하지 않았던 표정이다 얼개마다 달빛이 걸린다 저 자글자글한 거미줄 속엔도대체 몇 마리의 거미가 살고 있었던 것일까달빛 파장이 눈부시기만 한데잘 직조된 공중 같은 노인의 얼굴을흩어지지 않게 얽매고 있는저 웃음으로 빨려드는 풍뎅이기꺼이 범람하는 조공이다. 허공을 삼키는 웃음 저 웃음에 결려든 것들 많다쓸개 없는 웃음 웃음이라고 타박 미소 짓는 할머니와삼남삼녀의 다복한 웃음 항상 웃는 거미가 노인의 얼굴에 산다주름을 따라가면 눈매가, 콧날이 입 꼬리가 다 어미 같다. ************************************************************** *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