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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길
김길순
붉게 노랗게 수놓으며
가을을 장식 하더니
찬비에 흩날리며 단풍이 떨어지네
단풍은 편히 잠들 수 있는 땅으로 떨어지지만
흙의 부드러운 살결에 닿자마자
쓸어 모으네
실뿌리들은 흙에서 썩어내린 진액을
먹고 살아야 이듬 해 도톰한 새싹을 피어낼 텐데
사람들의 길목을 위하여 경비아저씨는
바람이 불 수록 더욱 더 밟아가며 포대에 담아야만 하네
흙과 단풍이 하나되려고 하지만 쓸어 모을 때면
바람을 핑계삼아 자꾸만 땅으로
대굴대굴 굴러 가며 흩날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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