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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 시적인 표현전체보기 2012. 11. 15. 06:36
역설적 시적인 표현
김길순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 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오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의 시「자화상」일부입니다.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간다고 말은 하지만
돌아가는 모습이 가엾어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 하면서도 역설적으로 말할 때가 많습니다.
만약 사랑하는 님이 오래 머물지 않고 먼 곳으로 떠난다면
아예 그곳에서 사세요. 하지만 실지 마음은 그렇지 않음을 압니다.
황진이의 정감 넘치는 시를 간단히 적어봅니다.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버혀내어
춘풍 니불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날 밤아어든 구븨 펴리라
이 시는 님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표현이 전해 옵니다. 잠못자고
애타는 마음이 절절히 시 구절에 비춰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말로만 진한 감동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동적인 시를 읽으면 닫혔던 마음 문도 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을 쓰고 읽음으로써 애절한 마음 전달을 더 깊게 받을 수 있기에
두 편의 시를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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