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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장독대에 눈이 쌓이는집나의 이야기 2012. 12. 18. 06:36
지금도 장독대에 눈이 쌓이는집
김길순
봄이면 봄노래에 꽃이 피고 겨울이면 눈꽃 소복이 장독뚜껑에 피는
시골 마을 이 생각난다. 이웃집 응골댁 임실댁 대천댁 겨울이면 고구마
삶아 초저녁에 모여 얘기하던 그 마을 아낙네들은 지금쯤은 꼬부랑 할
머니가 되었더구먼.
아들 서울로 유학 보낸다고 양말 기워 챙기고 쌀 보리쌀 농사지어
시장에 내다 팔아 학비 보내 쌋더니 그 아들 공부 마치고 시골 내려와
농삿일하데. 하기야 시골 땅 팔아 도시 가서 사업한다고 제산 다 날린 후
빈 털털이돼 돌아온 아들보다야 농사짓겠다고 내려온 아들이
났다고 소문이 자자하지.
그리고 응봉댁 엄니는 농사지어 가며 소쿠리장사까지 해서 아들 외국유학
보냈는데 유학 가서 공부는 안 하고 여자 친구 사귀고 술먹고 다닌다고 소문
들려 오더니 결국 귀국 후 젊은 나이에 요절하더구먼.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는 말이 이 말을 두고 한 말인가보네. 텅빈
고향을 지키겠다고 돌아온 응골댁 아들 동리 이장직 맡고 바쁘게 사는 그 집엔
아직도 장독대에 눈이 소복이 쌓이고 봄이면 맨드라미가 빨갛게 피어 행복이
가득한 집으로 고향지킴이로 소문난집이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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