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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딤돌이 되겠다는 젊은 노숙자
    나의 이야기 2013. 7. 4. 05:52

     

                 

     

     

     

       디딤돌이 되겠다는 젊은 노숙자

                                                         김길순

     

     

    언제나 욕심이 없으면 그 신비함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어느 젊은이는 고 2때 홀어머니와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는데

    어머니는 막일을 해서 아들 학비와 그리고 뒷바라지를 해 주셨다고 한다. 어느 날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뇌진탕을 일으켜 세상을

    뜨자 그 때 부터 이집 저집 전전하며 살다 혼기를 노치고 마흔이 넘은 노총각이 됐다는 것이다.

     

    직업은 운동 가리키는 강사로 일주일에 몇 번씩 나가 한 달에 몇십만원 받고 정부에서 매달 이십만원 정도 보조금 나오는 걸로 생활한다고 했다.

    그가 숙식하는 곳은 중랑천 다리 밑에서 3일을 보내고 3일은 찜질방에서 돈이 조금 생기면 추운날은 허름한 모텔에서 잘 때도 기끔 있다고 했다.

     

    평상시 매고 다니는 가방에는 언제나 필기도구를 가지고 다니며 메모하는 것을 보았다.

    세상에 살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남에게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고 자기 보다 더 어려운 이 에게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비록 다리 밑이

    자기 보금자리일지라도 낙심하지 않고 희망적인 얘기만을 하는 청년이었다. 내가 다니는 운동학원에 가면 그를 볼 수 있었다.

     

    밤이면 별을 보고 잠을 이룰지라도 그날 하루 자기가 한일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그에게 권했다. 지금 어렵게 사는

    생활을 글로 담아 발표해 보라고 했다. 그는 오늘따라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식사는 했냐고 물으니 아침도 못 먹고 아리수만

    먹었다고 했다. 그 때 시각이 오후 세시가 넘었다.

      

    마침 우리 집을 지나쳐 가기 때문에 놀이터에서 잠깐 기다리게 하고 집에 들어와 밥을 볶아 내려가 대접했다. 식사하는 동안 그가 현재 처해 있는

    생활을 들을 수 있었다. 작은 일에도 보람을 가지고 사는 그였기에 비록 지금은 가진 건 없을 지라도 당당한 패기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잘 버티며 살 것이라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그의 특징은 무얼 먹을까 무얼 입을까라는 걱정이 없고 가방 하나에 만족하며 가끔 스칠 때 마다 늘 웃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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